달력과 만난 세계사의 즐거움
박기수(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우리는 역사를 쉽게 잊지만 역사는 우리를 결코 잊지 않는다. 때문에 역사는 흘러 간 과거가 아니라 흐르고 있는 현재이며, 앞으로 흐르게 될 오래된 미래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어제이고 오늘이며 내일인 역사를 배우고 삶 속에서 체화시켜야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화를 지향하는 지금 이곳에서 세계사의 중요성은 재산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학습할 것이냐에 있다. 바로 이것이 <달력 속에 살아있는 세계사>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 책의 미덕은 역사책 속에서 풍화될 뿐이던 화석화된 세계사를 달력이라는 생활 소품을 활용하여 일상의 세계로 끌고 나왔다는 점이다. 어렵고 외워야하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달력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기는 과정을 통해 살아있는 역사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획 의도는 책의 입체적인 구성을 통하여 더욱 빛나고 있다. 해당일의 역사적 사건은 물론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관련 사건을 연계시켰고, <역사 속 오늘 어떤 일이?>라는 코너를 통하여 독자 스스로 더욱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으며, 화려한 도판과 지도 등을 통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또 하나 이 책의 미덕은 이미 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하고 있는 캐릭터인 뿌까의 엔터테인먼트적 확장이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 뿌까는 친숙함으로 독자를 소구하면서도 내용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독자와 동반자적인 관점을 유지함으로써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캐릭터의 생산적 확장 과정에서 매우 실천적이며 효과적인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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