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27)은 새벽에 일어나 아리산 일출을 보았다. 4시에 속소를 나와 4시 30분 열차를 타고 가 한참을 기다리다 5시34분 일출을 보았다. 어제 날이 흐려서 새벽 아리산은 운무로 가득해서 다들 걱정했는데, 거짓말처럼 제시간에 해가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작년에도 보았지만 올해에는 감동이 더했다. 일출을 보고 내려와 아침을 먹고 아리산 트레킹을 했다. 작년에 한 번 와봤던 곳이라 어디서 사진을 찍어야할지 무엇을 보아야할지는 알겠는데 여전히 길이 헷갈렸다. 물어물어 과하지 않을만큼 돌아보았다. 2300년의 수령을 지닌 향림신목부터 1500년 넘은 나무들이 즐비했다. 시간과 생명 그리고 우리의 소박한 생명을 생각했다. 작년에는 거대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오더니 올해에는 시간을 덮고 있는 이끼류와 야생화가 눈에 보였다. 결국 시간인 것인가? 트레킹을 마치고 짐을꾸려 타오위안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단수이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이곳에도 며칠 있었다고 마치 집에 돌아온듯 기뻤다. 집에 갈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나보다.

일출이다. 밀당을 하듯 보여주었다 감추었다는 반복하던 운무가 일시에 걷히며 모습을 드러낸 해의 위용. 기다리기는 저나 내나 다를 게 없을 것 같았던 시간.

일출을 기다리며 셀카놀이중이다. 그 새벽에 일출을 보겠다고 모두들 열심이다. 아직 해도 뜨지 않았는데 표정은 이미 더할 수 없이 환하다. 

모두들 일출을 기다린다. 일사분란하다. 해가 떠오르자 일시에 환성까지. 기다림은 늘 간절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다르니 사연이되고 감동인 된다.

숙소에서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매력적이다. 연두와 초록사이 나뭇잎도 그렇고, 그 위로 떨어지는 햇빛도 그렇고, 세월을 이고있는 돌계단도 그렇고, 그위를 살포시 덮은 이끼류도 그렇다.

아리산 트레킹 직전의 모습이다. 재환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다들 씩씩하게 보람있는 고생했다. 

아리산 삼대목 앞에 모였다. 일대목이 터널을 만들고, 이대목이 그 옆에 서서 버팀이 되어주고, 삼대목이 그 위에서 자란다. 사는 일도 다르지 않다. 삼대가 고생을 해야 성공한다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는데, 이 말씀인가보다.

올해는 나무 뒤에서 컨셉사진을 찍는다. 좋다.

트레킹 중에 프레임이 좋았서 모두들 사진을 찍었다. 엘러지때문에 팔토시까지 하고나니 영 모습이 그렇다.

아리산 향림신목 앞에서 웃는다. 2300년이 수령을 추정한다고 한다. 따져보면 기원전이다.

고목의 나무는 나이테가 아니라 이끼가 말한다

향림신목 앞에서 재미잇는 포즈라고 취한 모습을 재희가 찍었다. 별로 재미없다.

아리산 트레킹에서 만난 풍광, 색이 정말 고와서 담아왔다.

아리산의 하늘이다.  절묘한 빛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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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7.26)는 타이페이를 벗어나 문무묘(文武廟)와 일월담(日月潭)을 거쳐 아리산(阿里山)으로 갔다. 산을 오르는데만 버스로 1시간 이상이 걸리고 워낙 산중이라 숙소에서는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았다. 와이파이가 막히고나니 말그대로 암흑이었다.

문무묘는 문(文)으로는 공자를, 무(武)로는 관우를 섬긴다는 의미란다. 1934년 댐건설로 담수가 진행되면서 수장될 종교 시설들을 모아 1938년에 따로 세운 곳이란다. 작년에 왔을 때는 뒷쪽에서 보았는에 올해는 앞쪽에서 보았다. 중국 자금성의 모습을 축소한 듯 구조화되어 있는데 그 화려함이 지나치게 차고넘쳐 작위적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곳이었지만, 탁 트인 전망을 안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일원담은 둘레가 24km에 이르는 타이완 최대의 큰 담수호란다. 북쪽 호수는 해를, 남쪽 호수는 초승달을 닮아 일월담이라고 했다한다. 배로 가로질렀으니 그 전체 모양과 규모야 알기 어려웠지만 파란 하늘과 탁 트인 풍광만은 기억할 수 있었다.

아리산을 오르는 내내 비가 내려서 다음날로 예정된 일출과 트레킹을 걱정했지만, 그 모든 것이 산 아래의 일이었다. 지나치게 습해서 곳곳이 <모노노케 히메>의 숲 같았고, 계단이며 축대에 피오난 이끼들이 아름다웠다. 저녁을 먹고 우리과 학생들과 함께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밤이 깊을수록 숨어 있던 별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압도적인 밤이었다.

별 밝은 밤에 아리산 산정에서는 캔맥주만으로도 족했다. 캔맥주보다 더 환한 웃음과 이야기들....그래도 마무리는 컵라면이다. 한국 떠난지 한 달이 다되어가는 제자들은 신라면을 먹으며 김치를 그리고 한국음식을 그리워했다. 환한 밤이었다

아리산 올라가는 길에 만난 붉은 다리, 문득 맥락없이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고, 창으로 달리는 빗방울과 함께 묘한 상념에 빠지게 했다.

일월담 현광사에서 만난 아기보살님. 모두의 시선과 사랑을 받건만 왜 그리 여위었는지....

일월담을 달리는 배 위에서 우리만 신났다. 재희야 눈떠라! 

간절한 소만을 담아 걸어둔 부작들. 계단에는 1.1부터 12.31까지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그랫구나 이해되는 공간.

일월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현광사(玄光寺) 부근이다. 일월담도 맑고 하늘도 그만인 곳이다. 

삼장법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현장사다. 절 규모는 소박했지만 묘한 아우라는 지닌 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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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대학 게스트하우스는 전망이 참 좋다. 넋놓고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멀리 단수이강이 보이고 가까이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찍은 교정과 주인공 주걸륜이 나온 담강고등학교가 같이 있다. 예배당이라 불어야 어울릴 것 같은 멋스러운 교회와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 옆으로는 홍마오청과 옛영국영사관이 남아있다.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이 여유로운 시간과 넉넉한 나무들이다. 이곳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기도 하다.

오늘 수료식을 마치고 진리대학 총장님이 초대한 점심을 먹고 왔다. 유쾌하고 적극적인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와 기획서 작업을 한다. 이곳에 있어도 학교는 쉼없이 돌아가고, 그런 노력이 앞으로 가게한다고 믿으며, 기획서 작업중이다. 밤이 길겠다.


방에서 내다본 단수이강 모습이다. 바다같은 강이 흐르고 건물들은 고즈넉하다. 노을이 지면 더욱 이쁘련만 

숙소에서 내다보니 담강고등학교 학생들이 럭비를 한다. 영국의 영향이리라. 참 제국주의적인 스포츠라는 생각(미식축구는 더하지만)이 든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그들의 시간이 참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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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료식을 했다. 한 달 동안 진리대학에 와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공부한 제자들의 수료식, 총장님과 이사장님까지 오셨다. 대만어문계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강의가 진행되었고, 한 달동안 이곳에 오셔서 학생들을 돌보아주신 변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다.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언어가 얼마나 늘겠는가하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결단코 그렇지 않다. 한 달동안의 집중교육은 새로운 언어를 시작하거나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한 충분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수료식에서 중국어로 감사 인사를 하는 학생들을 보고 뭉클했다. 방학중임에도 나와서 돌보아주신 진리대 국제처장님과 대만어문계 교수님들의 사랑깊은 지도 덕분이리라. 함께 힘써준 조교를 비롯한 대만 스텝들도 여전히 감동이다. 인사말에서 제자들에게 이게 정말 시작이라는 말을 했다. 2018년의 뜨거운 여름이 제자들 삶에서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초급반이 노래를 준비중이다. 모두들 환하다.

중급반 수료생들이 선물로 받은 대만 기념 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대만친구들 표정이 재미있다

그동안의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 총장님이 변선생님과 나란히 앉아계시다. 대만어문계 여자 교수님의 재미있는 소개도 인상적이었던 수료식 

그동안의 공부했던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었던 영상

재환이를 무척 예뻐해주시던 교수님과의 포즈, 재환이가 너무너무 귀엽다고 하신다.

한달 동안 도와준 조교를 소개하시는 대만어문계학과장 선생님

늘 환한 소민이가 대표로 소감을 발표하고 중국노트를 선물로 받았다. 교수님들이 직접 손으로 제작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대만어문계 戴華萱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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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으러 가다 만난 풍경, 비어서 더욱 좋은 풍경, 건물 너머의 바다도 아무말 없고, 차들도 달리는 것을 잊었는지 오지 않았다. 늘 다니던 정문 반대편으로 내려오면 관광객들의 주통로와 만난다. 천천히 걸어서 텅 빈 거리를 만나고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아무 장식도 없이 정갈한 탁자만 놓인 주방에서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그 식당의 메뉴와 <카모메 식당>의 인테리어를 갖춘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찾아온 순서를 다시 거꾸로 되풀이 했다. 이곳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데 떠나온 곳의 시간이 자꾸 들어온다. 덕분에 오후 내내 숙소에서 기획서 작업을 했다. 저녁 먹고 9시부터 한국어문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숙소로 돌아오다보니 어둠 속에 불빛이 참 멀리서도 빛나고 있었다.

음식은 역시 상상력. 정갈하게 나온 음식 곳곳에 상상과 고집이 엿보인다.

단수이 거리, 거꾸러 걸어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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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운동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더니 한국에서 이러저런 일로 카톡이 불이난다. 급한 일은 처리하고 쓸 기획서 초를 잡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강의를 진행하는 진리대학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 모여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학생들은 오후 수업을 준비하러 잠시 숙소로 돌아오고 그 사이 진리대 교수님들과 환담을 나누다가 진리대 교수님이 아로마 테라피와 혈을 잡는 안마(정확한 표현인지 모르겠으나)를 해주셨다. 아로마 오일 테라피와 함께 진행된 눈썹 위, 이마, 정수리 머리, 어깨로 이어지는데 함게 보고 있던 교수님들이 모두 놀란다. 내가 많이 피로한 모양이라고 눈썹 위를 찍어서 보여주는데 벌겋다. 어깨는 더 심했다. 피로한 증상이란다. 간단히 지압도 배우면서 어찌하냐고 물으니 쉬란다. 참 당연한 말인데 평생 어렵다. 작년에 중국에서 온 명의 한 분이 진맥을 하고 깜짝 놀라며 너무 좋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도 그랬는데, 오늘도 충격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좋을리가 없지 않은가? 공부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처럼 몸을 그렇게 혹사하면서 몸이 좋다는 말을 기대하는 어리석음이라니...정말 속도 조절하면서 살살 가야겠다. 일단 이 기획서 마무리부터 하고...

아침 먹으러 간 국수집에서 발견한 영업시간 알림판이다. 3시 30분이면 모든 영업 종료다. 이 돈에 맛집은 맞지만 한국식 맛집은 아닌데도 3시 30분에 영업 종료라니...여유롭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에는 쉰단다. 정말 사람 사는 시간이다. 이런 지혜가 내게도 필요하다 

아로마 오일이다. 머리용이고 얼굴용은 또 따로다. 낯선 나라 선생에게 정성껏 지압을 해준 진리대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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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과 학생들을 근처 편의점에서 만났다. 진리대학 주변에는 술집이 없어서 세븐일레븐에서 만나 가볍게 캔맥주를 나누며 대만에서의 이야기를 나눴다. 얼굴이 모두 다르듯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도, 중국어 수준도, 앞으로의 진로도 모두 다르니, 이렇게 해라라는 지시는 의미가 없다. 살면서 가져야할 태도와 자세 그리고 지향이 의미있을 뿐이다. 과자 안주에 캔맥주뿐이었지만 많이 웃고 많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 학교일을 하면서 늘 시간이 부족해 제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지 않을지 염려하게 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11시 게스트하우스 문이 엄격하게 닫혀서 부지런히 들어왔다.

제자들의 환한 소란이 좋다. 대만에서 각자의 후일담을 두고두고 들어도 좋으리.

단수이 근처에는 소박하지만 살아있는 골목이 많아 정겹다.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어나와 소란스레 놀 것 같은 풍경이다. 좁지만 꽉 찬 골목, 가로등이 제법 빛나도 좋을,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그런 골목이 참 좋다. 어려서는 골목을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그리운 시간을 살고 있다.

골목은 서로 삶이 맞닿아 있어서 좋다. 귀가하는 길에 저녁밥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 누구네가 길러서 이미 그늘 진 나무 한 그루쯤으로 불려도 좋을 공간이다. <화양연화>의 복도와는 조금 다른, 소박하지만 진지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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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점심을 먹고 청핀슈디엔(誠品書店)에 다녀왔다. 24시간 영업을 한다는데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청핀슈디엔에 가보니 마침 데즈카 오사무(手塚 治虫) 탄생 90주년 기념전을 하고 있었다. 전시회는 서점 안에서 소박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만화의 신이라는 극적인 수사도 수사였지만 1950년 《정글대제》(밀림의 왕자 레오)를 발표할 당시 그의 나이 22살이었다는 것, 1952년 《우주소년 아톰》을 24살에, 《리본의 기사》(사파이어 왕자)는 25살에 발표했다는 사실에 새삼 압도되었다. 전신회는 기승전판매였지만 흥미로웠다. 화집코너에서 에곤 쉴레의 화집을 들춰보다가 1915년 전시회 포스터에 매료되었다. 그 전시회에서는 25살 에곤 쉴레의 고민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낯선 도시에서 만나는 서점은 언제나 새롭다.

데즈카 오사무 탄생 90주면 기념전 홍보물이 청핀슈디엔 앞쪽에 과하게 선명한 색으로 서 있다. 아!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우리의 유년을 얼마나 설레게 했었나

소리(위)와 속도(아래)를 표현하는 법을 설명하는 데즈카 오사무의 작법을 눈썰미 좋은 큐레이터가 전시에 활용했다.

기승전판매! 상품들 구성은 소박한데 가격은 과했다.

작품연보만으로 압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가 그다.

에곤 쉴레....매력적인 화가,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몇 안되는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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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하다 늦게 잔 탓인지 모처럼 꿀잠을 잤다. 7시30분 아침을 먹으러 게스트하우스 인근 국수집에 갔더니 역시 가격이 착하다. 둘이서 국수 두 개, 밥 하나, 계란 부침 하나, 수세미 볶음, 두부요리를 먹었는데 우리돈으로 6000원이다. 가격표를 보니 면 하나에 비싸야 2400원쯤...면도 다양하고 육수도 좋고 고명도 훌륭한데 가격도 착하다. 먹고 사는 물가만 잡아도 조금 여유로울텐데...아침 먹고 1시간쯤 운동장에서 가볍게 달리다 걷다를 반복했다. 비도 살살 내리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달리니 무엇보다 자유롭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운동한 옷 가볍게 세탁하고...이제부터 오늘 일정 시작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오후 3시까지밖에 영업하지 않는다는 동네 국수집. 차림표에 적힌 가격이 정겹다. 먹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우리보다 여유로운 이유다. 

 아직 면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부두와 수세미볶음의 풍미가 깊었다.

일주일간 머물게 될 진리대학 게스트 하우스다. 실용적이고 편리하고 엄격하다. 풍광과 넉넉한 나무가 그만이다.

잔디운동장도 좋지만 운동장 주변 그늘 짙은 나무가 참 좋다. 부럽기까지....시키지 않아도 달려야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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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도착했다.도착할 때만해도 날은 더할 수 없이 좋았는데,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빗방울이 날렸다. 비를 맞으며 타오위안 인근을 돌아보고, 10시 넘어 숙소인 진리대학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타오위안 도착 직전의 풍경, 멀리 해변가에 풍력 발전설비가 이채롭다. 내가 좋아하는 대만의 높이가 보이는 풍경이다. 


며칠 푹푹찌던 한국의 날씨때문이었는지 내리는 비가 온몸이 젖었지만 오히려 좋았다. 신발은 물론 온봄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일까. 그동안 대만에 와서 타이난, 타이중, 그리고 대부분은 타이페이였는데 오늘은 타오위안을 볼 기회가 있어 좋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따시에 있는 장개석 기념당과 자비의 호수를 보고, 따시 라오제(Daxi Old Street)를 걸어서 둘러 보았다. 덧없는 것이 권력인지 세월인지 몰라도 두 곳 모두 시간의 메타포였다.

제 각각의 속도를 생각하게 하는 달팽이, 기운내자.

장개석 기념당, 의외로 소박하다고 생각했으나 옆 잔디밭에 놓인 200여개의 동상과 그것이 세워지게된 동기만으로도 그의 캐릭터가 선명해졌다.

고향을 그리며 고향과 가장 비슷한 풍경이 있던 따시 자비호 부근을 자주 찾았다는 장개석, 결국 그와 그의 아들 주검이 방부 처리되어 머문 곳이 지금의 <장개석 기념당>이다. 중국 대륙을 호령하다 작은 섬 타이페이로 쫓겨와 평생 귀향하지 못했으니 그 울분과 그림움은 오죽했을까? 그곳을 둘러보고 출구로 나오는데 꽤 큰 달팽이가 힘겹게 비를 맞으로 앞으로 가고 있었다. 첫째가 키우던 달팽이 핑핑이가 생각났다. 쫘악 펼치면 어른 손바닥 만큼 제몸을 늘이던 녀석은 결국 제몸을 감당하지 못하고 몇해전 죽었다. <장개석 기념당>을 나오다보면 족히 200여개는 넘을 듯한 장개석 동상들이 곳곳에 이야기처럼 모여있었다. 누가 왜 어떻게 이 동상이 여기있을까 하는 의문은 출구 다와서 추측할 수 있었다.

따시 라오제(大溪老街 Dasi Old Streets)는 흥미로운 텍스트다. 간판이나 현판만 모아서 비교해 보면 그들이 가진 소망과 지향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바로크 양식과 한자 혹은 한자어 현판의 부조화, 재미있는 공간텍스트다.

따시 라오제 다운 거리, 이채로운 것을 관호에 묶으면 과한 설정은 숙명이다. 하얗게 태울 때까지 대기 대기 대기


따시 라오제(Daxi Old Street)는 단수이 라오제를 연상시켰지만, 100여년 전의 번성했던 시절의 바로크양식의 흔적들이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걷다보니 거리의 끝에서 시작되는 큰 나무들의 거리가 더 할 수 없이 부러웠다. 자연스럽게 거리 전체를 그늘지게하고 있는 시간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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